11학년 1학기가 시작한 지 이제 두 달이 되었는데
10학년 말을 IGCSE 시험 보면서 여유롭게 보내서인지 갑자기 다가온 IB는 나같은 아이들에겐 너무 힘들고 휘곤한 것이더랬다…
나같은 아이들=원하는 성적은 높은 편에 속하지만 그에 걸맞는 노력을 하지 않는 놈팽이…지금까지 어찌저찌 운으로 개가티 살아남았지만 IB에선 그게 먹히지 않는… 공부하는 습관이 잡혀 있지 않아서 공부를 꾸준히 하지도 못하는
요즘 들어서 그래도 앉아서 뭐라도 하려고 하기는 한다. 저녁에 씻고 앉아서 과제를 한다든가, 기출문제를 풀어본다든가 여러가지 하려고는 하는데, 막상 그 다음날 뭘 했나 확인해보면 ‘한 일 목록’이 단촐한 게 참 보잘것없다. 그렇다고 애들한테 공부만 시키는 것도 아니야. IB 소개 문서를 읽어보면 IB는 학생들이 학업 뿐이 아닌 다른 일을 통해서 가치를 찾을 수 있게 돕는 커리큘럼이랜다. 공부만 해도 모자란 거 딱 보이는데 또 자꾸 뭘 시킨다.
CAS라고 학업 이외의 활동을 더 요구한다. 이건 막 써도 통과가 된다지만 안 하면 쪽팔려서 어찌저찌 하고는 있다. 블로그 운영도 CAS의 Creativity 항목에 들어가는 활동이지만 IB를 대차게 까는 블로그 링크를 올려두는 건 아무래도…
사실 지금은 어떻게 넘긴다지만 윗학년 올라가면서 EE나 IA처럼 써야할 게 너무 많아져서 더 쫄리는 것이다. 나도 참 안 될 사람인 게 에세이 내용이 걱정되는 게 아니라 귀찮을까 봐 걱정된다. 얼마나 귀찮고 얼마나 짜증날까…
지금 윗학년 언니오빠들 보면 죽은눈으로 학교에 거진 기어다니다시피해서 나는 꼭 그렇게 되지 말아야지… 지금 다 끝내놔야지… 다짐하면서도 집에 오면 드러누워서 잠이나 자는 꼴이 한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 이거 검색해서 보는 분들… IB 시작하기 전 9학년 10학년이 제일 많을 텐데 도움도 안되고 불만만 떽떽 늘어놓는 근데 정말 하고 싶은 말은… 과목 선택할 때 나는
- 진로
- 선생님
- 과목 선호도
순으로 선택했다.
당연히 원하는 대학교 학과에 맞춰서 과목을 고르는 게 1순위이다. 외국 대학의 경우 특정 과목과 점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서 특히 더 주의해서 선택해야 한다.
성질이 더러운 편이며 스스로 그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과목이 아니고, 선생님이 정말 개뿍치게 싫으면 과감하게 버렸다. 작년 한 선생님과 너무 맞지 않아 내내 기 세우고 있던 걸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져서 그 선생님이 가르치는 과목은 고르지 않았었다. 과목 선호도 자체는 별로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사람은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아야 한다지만 막상 선택할 때 되니 별로 중요하진 않았다. 애초에 좋아하는 과목이 없기도 했고.
본인의 과목들을 보면 정말 여러가지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게 티가 나는데
예를 들어 심리학, 경제학, 경영학 이 세 가지가 있는 그룹이 있었는데, 일단 이 셋 다 원하는 대학교 학과에 크게 관련되어 있지 않은 과목들이라 여유를 가지고 골랐다. 이 경우엔 그냥 쉽게쉽게 가려고 여러가지 검색을 해 봤는데,
- 심리학: 외울 거 많음, 에세이 형식 시험 + 선생님 진짜 싫음
- 경제학: 그래프, 데이터 분석 위주 + 선생님 못 가르침
- 경영학: 케이스 스터디 위주 + 새로운 선생님
외우는 거 싫어서 생물 드랍한 사람이 심리학 골랐을 리는 절대 없을 뿐더러 선생님을 혐오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심리학은 애초부터 선택지에서 제외, 경영학보단 경제학이 조금 더 많이 선호되는 과목이라기에 경영학 선택.
사실 과목 선택 자체에 처음부터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게 같은 그룹 내에 있는 과목이라면 학기 시작해서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물론 과목 선택을 한 번 하면 여러가지를 고려하고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바꾸지 않는 편이 좋지만, 그렇다고 아예 안 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경제학에서 경영학으로 바꾸는 경우도 보았고, HL에서 SL로 바꾸는 경우도 보았다. 학기 시작 후 몇 주 동안은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해 보인다. 다만 HL에서 SL로 바꿀 경우 SL중 하나를 HL로 올려야 하기 때문에 그것도 잘 생각해서 바꿔야 한다. HL 과목이 주로 진로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HL 어렵다고 진로 갈아엎을 수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짓이다.
아직까진 한 게 없어서 할 얘기가 과목선택밖에 없는데
아무튼… IB 귀찮고 빡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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